이름 한 번 거창한 HOLGA 135BC TLR의 재밌는 본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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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GA 135BC TLR의 풀네임을 알아보면 ‘HOLGA 135Black Corner Twin Lens Reflex’ 복잡하죠? 곧이곧대로 해석하게 되면 ‘135mm 필름을 사용하는 비네팅이 심한 이안리플렉스 홀가카메라’라고 해요. 그런데 이 카메라는 이름처럼 쓰기도 친해지기도 어려워요. 저도 이제 이 카메라와 1년 2개월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아직도 서먹서먹해서 이렇게 리뷰를 써도 될 레벨이 아니지만 그래도 도전해 보겠습니다!

(사진출처-이베이 eBay)

제 손에 이 카메라가 들어온 것은 설이 지나고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때였어요. 세뱃돈을 두둑이 받았지만 막상 쓸데가 없어서 책장 사이에 고이 모셔 두고 있었어요. 그러던 참에 집안 대청소를 하게 됐는데 제가 거실 서랍을 정리하다가 오래되고 고장 난 프로탁스 카메라를 발견했어요. 그 카메라를 보니깐 옛날 생각이 나더라고요. 어렸을 적에 옆집에 사진관을 하시는 할아버지가 계셨어요. 그 할아버지는 저를 손자처럼 예뻐해 주셔서 저도 그 할아버지를 잘 따랐어요. 유치원이 끝나자마자 할아버지께 달려가서 옛날이야기도 듣고 할아버지가 동네 한 바퀴 돌면서 사진 찍으실 때에도 졸졸 따라다니면서 “나도 찍을래요.”라며 졸랐었어요. 하지만 무겁고 큰 카메라는 제가 찍기에는 벅찼었죠. 그 때 할아버지는 제게 일회용 카메라를 주시면서 “맘대로 찍어보렴”하셨어요. 그렇게 저는 할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할아버지가 찍는 것을 고대로 따라 찍으면서 같이 동네 한 바퀴를 돌았었어요. 그러다가 할아버지는 이사를 가시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일회용카메라도 못쓰게 됐어요. 그렇게 추억에 젖어 있다가 엄마한테“ 이 카메라 어디서 났어?” 라고 물으니깐 그 사진관 할아버지가 아빠한테 선물로 주신 것이라고 하더군요. 곧장 컴퓨터로 찾아보니깐 토이카메라 라고 해서 바로 이베이를 뒤져보았어요. 이름도 토이카메라인데 이왕이면 정말 장난감 같은 보라색 홀가를 입양하게 됐어요.

위에서 내려다보는 뷰파인더 / 앞모습

바디-플라스틱
렌즈-플라스틱렌즈
조리개-f/11(맑은 날씨), f/8(흐린 날씨)
셔터 스피드-N(1/125), B
포커스-메뉴얼 존포커스
플래시-전용 플래시 외장 핫슈 지원

토이카메라답게 바디와 렌즈 모두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요. 플라스틱렌즈는 유리렌즈와 다르게 쨍하게 나오지 않는 대신에 몽환적인 느낌을 줄 수 있어요. 조리개는 120시리즈와 다르게 조리개가 제대로 설정이 돼요. 조리개는 초보자도 알기 쉽게 f/8은 구름 사진으로 f/11은 태양 사진으로 되어 있어요. 셔터 스피드는 N모드와 B모드 두 가지가 있어요. N모드는 1/125의 셔터스피드로 가장 기본인 셔터스피드에요. 기본적인 손 떨림 정도는 커버할 정도죠. B모드는 셔터를 눌러서 열린 시간만큼 빛이 들어오는 것인데요. 어두운 곳에서나 야경을 찍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어요. 포커스는 렌즈링을 돌리면서 1m, 2m, 6m, 무한대 이렇게 4개로 되어있는데 이것도 깜찍하게 사람과 산으로 그려져 있어서 초보자들도 쉽게 알아 볼 수 있어요. 플래시는 내장 되어있지 않고 핫슈에 끼울 수 있도록 되어있어요.

홀가는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 알려진 토이카메라 회사에요. 1982년 중국에서 만들어진 회사로 받아보고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실망해서는 안돼요. 처음에 홀가는 토이카메라와는 좀 동떨어져 보이는 규모가 큰 120 중형필름을 사용하면서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홀가는 자신만의 매력으로 마니아층을 쌓기 시작했지요. 그렇게 120시리즈가 나오다가 135mm필름을 사용하는 135시리즈가 나오게 됐어요. 아직 4가지 밖에 나오지 않아서 앞으로 어떤 것들이 나올지 기대가 많이 돼요.

홀가 카메라에서 기본적으로 다중노출을 빼면 섭섭하죠. 다중노출은 한 컷의 필름 안에 2장, 3장 더 많은 사진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의도를 하던 의도하지 않던 다중노출로 재미있는 사진을 연출할 수 있어요. 게다가 일반 135가 아닌 ‘BC’가 붙었어요. Black Corner의 약자로 사진의 네 귀퉁이가 어둡게 나오는 것이죠. 135BC에 또 TLR이 붙어요. TLR은 Twin Lens Reflex의 줄임말로 쉽게 렌즈가 두 개 붙어있는데 한 렌즈는 물체를 보는 렌즈고 다른 렌즈는 물체를 찍는 렌즈죠. 홀가카메라는 뷰파인더와 렌즈가 분리되어있지만 TLR의 경우는 아예 “저는 뷰파인더 렌즈가 따로 있어요!”라고 말하죠. 이러한 특징 때문에 얼굴을 가리고 찍는 것보다 고개를 숙이고 찍는 특이한 모습을 연출해요. 그래서 찍는 것 같기도 하고 안 찍는 것 같기도 해서 몰래 찍을 때 좋아요! 하지만 좌우가 바뀌어 보이기 때문에 익숙해지기가 힘들어요.

실제 구도
뷰파인더 상으로 보이는 구도

차이를 아시겠죠?? 저도 처음에 우왕좌왕했지만 나중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중앙의 동그란 원을 중심으로 내가 찍고 싶은 피사체를 어느 위치에 놓을지 생각하다보면 좌우가 바뀌는 것은 크게 거슬리지 않았어요. 비록 내가 볼 때는 좌우가 바뀌어도 사진으로 나올 때는 똑바로 나와요. 참 특이한 사진기죠?

이제 제가 찍은 미흡한 사진들로 위에서 살짝 언급했던 HOLGA 135BC TLR의 특징들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해요.

첫 번째. 다중노출이에요. 이 사진은 물과 돌계단+화가와 모델 사진들이 합쳐진 거예요. 합쳐진 두 사진을 따로따로 분리시켜보면 그냥 그런 사진일수도 있었는데 합쳐서 보니깐 새롭지 않으세요? 제 친구 DSLR에도 없는 기능이에요. DSLR 같은 경우는 나중에 포토샵으로 따로 합성해야하지만 홀가를 비롯한 수동카메라들은 필름 와인더를 돌리지만 않으면 필름 한 컷 안에 무한대의 사진을 넣을 수 있지요. 하지만 필름 안에 들어오는 양이 겹치고 겹치게 되면 결국 노출과다로 타버리게 돼요. 그래서 2~3번 정도의 다중노출이 홀가에는 적절할거에요.

다중노출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늘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선물을 주지요. 제 사진도 실수로 와인더를 돌리지 않아서 찍힌 사진이에요. 저도 찍고 난 후에 ‘아 망했다’ 라고 생각했지만 꽤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왔어요. 다중노출의 비결은 직감적으로 셔터를 눌러주시는 거예요. 다중노출을 찍는 만큼을 카메라를 믿어 보는게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비네팅효과의 좋은 예인 것 같은 사진이에요. 딱 보면 당연히 해바라기가 눈에 들어오시죠? 물론 주변의 사물들이 별로 없고 튀지 않는 무채색이 많을뿐더러 배경도 하늘색 한 가지로 통일 되어 있다 보니까 밝은 노란색의 해바라기가 눈에 띄는 것이 당연하지만 또 다른 이유로 비네팅현상을 말 할 수 있어요. 저 사진에서 네 귀퉁이들이 손으로 한번 가려보세요. 차이가 느껴지세요? 물론 그래도 해바라기가 가장 눈에 들어오기는 하지만 비네팅이 있을 때 보다는 덜 강조되는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제가 느끼기에는 비네팅이 있을 때는 그 비네팅 안 한정된 공간 속에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욱 해바라기가 강조되는 것 같고, 비네팅이 없다면 넓고 넓은 공간에 덩그러닌 놓여진 느낌 때문에 옆에 뭐가 더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

원래 비네팅효과는 주변부로 갈수록 광량의 양이 적어서 주변부가 어둡게 나오는 것이지만 HOLGA 135BC TLR에는 렌즈와 필름면 사이에 비네팅을 발생시키는 필터가 따로 부착되어 있다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HOLGA 135BC TLR에서는 좋든 싫든 비네팅현상을 피할 수가 없죠. 이런 진한 비네팅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호불호가 갈리는 특징이에요.

B모드로 촬영한 사진이에요 제가 B모드로 촬영한 사진 중에 유일하게 안 흔들리고 나온 사진이지요.
N모드가 한번 찰칵 하고 끝나는 것이라면 B모드는 셔터를 누르고 있는 시간만큼 찰~~~~~칵하고 찍히는 것이에요.

B모드는 웬만해서는 손으로 찍기가 힘들어요, 저도 이 사진은 벤치 위에 올려두고 손에 엄청 힘주고 찍은 사진이에요. 셔터를 누르고 있는 시간만큼 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손이 흔들리면 그 흔들리는 대로 빛이 들어오게 되죠.

이 사진 같이요. 같은 장소인데도 많이 다른 느낌이죠. 왜냐면 제 손이 덜덜 흔들렸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밤에 야경을 찍고 싶으시다면 반드시 삼각대와 릴리즈를 챙겨주세요. 하지만 위의 사진처럼‘정갈한 야경사진은 싫다. 혼돈의 야경을 원한다.’하시면 간단해요. 흔들어주세요!!

실내 사진이에요. 잘나온 실내 사진이죠. HOLGA 135BC TLR는 조리개가 두 개 뿐이에요. 형광등으로 밝아도, 햇볕이 들어와 밝은 실내에서 f/8(흐린 날씨)로 설정하더라도 노출이 부족해서 어둡게 나올 가능성이 커요. 이 날은 구름 한 점 없는 봄 오후3시었어요. 식물들 뒤로 보이는 베란다와 그 밖의 날씨를 보면 얼마나 쨍한 날인지 아실 거예요. 하지만 불투명 창문과 커튼을 걸치면서 빛이 많이 줄어들었죠. 식물들도 빛을 받은 부분만 제 색이 나오고요. 이 날 저 식물들을 주제로 3장정도 찍었지만 이것만 건졌어요. 그래서 실내에서는 빛이 정통으로 들어오고 정통으로 맞는 것을 찍는 것이 위험성이 적은 도전일거예요.

대부분 실내에 있는 것을 찍으면 그 주제는 사물이나 인물일 거예요. 그럼 밝은 날만 기다리기보다 플래시를 하나 달고 빛을 팡 터뜨리면서 찍으시는 것이 나아요. HOLGA 135BC TLR 플래시는 컬러플래시도 돼서 재밌는 사진을 연출하기도 좋아요.

여담이지만 우리 엄마께서 식물을 키우시는 것을 좋아하셔서 이렇게 거실에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작은 정원을 차리셨죠. 찍고 나서 엄마한테 보여드리니깐 “내가 이렇게 잘 키우는구나~”하시면서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지금까지 제가 써 본 HOLGA 135BC TLR은 토이카메라이기 때문에 생기는 선명하지 않은 화질과 노출 조절을 직접 해야하는 홀가의 카메라들이 가지는 아쉬운 점도 있고 HOLGA 135BC TLR 자체에서도 뷰잉렌즈로 보면 좌우가 바뀌는데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아요. 그리고 뷰파인더와 렌즈의 거리감 때문에 피사체가 잘릴 가능성도 크고, 클로즈업 필터를 끼워도 어느 정도로, 어떻게 나오는 지 알 수가 없는 여러 문제점도 있어서 오로지 감에 의지해야하죠.

하지만 HOLGA 135BC TLR의 작고 특이한 모양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제법 사진기답게 초점링도 돌려보고 B모드로도 찍어보고 조리개는 둘 밖에 없지만 똑딱거리며 바꿀 수도 있어요. 컬러플래시로 재밌는 사진도 찍을 수 있고요. 스트랩 고리가 양쪽에 다 있어서 손목 스트랩으로 쓰기에도, 목에 걸고 다니기에도 편해요.

홀가는 한자 호광(好光)에서 나온 말이래요. 뜻을 풀어보면 ‘빛이 좋다’는 뜻이라고 해요. 원래 카메라라는 것이 빛을 담는 상자인데 그 상자가 또 빛을 좋아한대요. 그래서 종종 빛샘 현상이 일어나가도 하지만 어때요. 빛을 좋아해서 그런거잖아요. 빛을 좋아하는 카메라인 만큼 주인들도 카메라에게 빛을 자주 보여주면 말 잘 듣는 좋은 홀가카메라가 되지 않을까요? HOLGA 135BC TLR도 홀가카메라니깐 빛을 자주 보여 주면 두 눈으로 세상을 담는 특별한 카메라가 될 거예요. 그리고 HOLGA 135BC TLR은 홀가카메라 중에 가장 장난감처럼 생긴 만큼 장난감처럼 다뤄주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아요. 사진의 결과물만 바라는 것보다 ‘사진을 찍는다.’는 그 행위 자체를 즐기고 7살 꼬마아이가 장난치는 것처럼 하는 것이 이 카메라와 어울리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참고 출처
==http://blog.naver.com/rukes?Redirect=Log&logNo=130011255203==
==http://www.film09.com/shop/goods/goods_view.php?goodsno=186791096&category=002010==
http://ramzy.tistory.com/165

written by skakdlss on 2011-06-28 #gear #review #twin-lens-reflex #holga #holga-135bc-tlr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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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1. kdh50000
    kdh50000 ·

    제가 생각하는 '좋은 리뷰'는 첫째, 그 카메라의 특징을 쉽게 얘기해주고, 둘째, 그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드는 리뷰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제가 지금까지 본 리뷰 중에서 가장 좋은 리뷰라고 전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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