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렝게티 유정균님의 호라이즌 로모아미고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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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만든 노래들이 많지만 그 중에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고를 수 없듯이 모든 사진이 서로 다른 이야기와 소중한 추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 한 장의 사진만을 고를 수 없다는 그, 아날로그 필름사진에는 ’낭만’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유정균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로모그래피 온라인 매거진 독자 여러분께 본인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아직도 조금씩 변하고 있어서 어떤 사람이라 단정 짖기 어렵지만 므흣한 미소와 맨발. 내셔널 지오그래피와 동물농장(원숭이 나오면 안 봄), 소주와 맥주. Vincent Van Gogh 의 그림보다 ‘영혼의편지’ 책을 더 좋아하는 밴드 세렝게티의 보컬 유정균입니다.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사진을 찍게 되셨나요? 어떤 카메라가 당신의 첫 카메라였나요?

이십 대 초반에 이미 로모 LC-A로 사진을 찍었었어요. 그 때 당시 니콘 필름카메라와 캐논 디지털카메라도 사용했었고요. 그런데 카메라 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린 후 몇 년동안은 사진을 찍지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홍대 작업실 앞에 어떤 강아지를 만나게 되었는데 정말 그 강아지를 사진에 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구입한 사진기가 ‘넓은이’라는 제 호라이즌 컴팩트 카메라에요. 지금은 오직 그 친구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사진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어떤 주제와 대상을 주로 찍나요?

저는 사진을 그냥 보기 위해서 찍지 않아요. 어떤 특정 한 걸 담고 보기 위해서 사진을 찍기보다는 그냥 친한 주변 사람들과 평범한 물건들을 많이 찍어요. 그리고 어떤사진을 찍었었는지 잊어버려요.

그래서 시간이 한참 지나고 사진을 현상해 받았을 때는 마치 선물을 받는 느낌이지요..

그리고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가 떠오르는 친구들에게는 이야기를 붙여줘요. 그래서 저의 많은 사진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갖고 있어요. 상상으로든. 내가 겪었던 일이든. 말하고 싶은 이야기든. 뭐든 말이죠.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제 홈페이지에 사진과 함께 일기처럼 올리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평범한 사진이든 구도가 이상하든 빛이 들어가든 사진에 상처가 있든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요. 다 그 친구들만의 매력이 있거든요.

아 그리고 저는 제가 이렇게 사람들 사진을 많이 찍었다는걸 6월 24일 열리는 개인사진전을 준비하면서 알게 됐어요. 수 많은 사진들을 보고 있는데 대부분이 사람들이더라고요. 그래서 알게됐지요, 아, 나는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아마 앞으로도 제 뷰파인더는 사람을 향해 있을 거예요.

수 많은 당신의 필름 사진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은 무엇인가요?

언젠가 너무 정신이 없어서 필름을 잘못 끼운 적이 있어요. 사진들의 오른쪽 부분이 모두 흐릿하게 번져 나왔어요. 그리고 어떤 롤은 초록색 선들이 광선처럼 그어져 있었고요. 그런데 그 사진들을 한참 보고있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 우리가 사는 인생 같다.

우리는 항상 계획하고 생각하고 미래를 그려보지만 삶은 항상 우리에게 우연이라는 미지의 순간들을 가져다주잖아요.

그래서 언제부턴 가는 가끔씩 일부러 필름을 엉뚱하게 감아 넣곤 해요. 상처 난 사진들이 좋아요. 사람 사는 것 같아서.

아날로그 필름사진과 세링게티의 음악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세렝게티의 음악은 필름 사진과 아주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요즘 디지털 시대에선 언제든지 똑같은 것. 똑같은 순간. 계획했던 것들을 무한정 반복해서 찍어낼 수 있잖아요. 하지만 필름은 딱 그 한 장뿐이죠. 저희 음악도 녹음할 때 바로 그 한순간만이 기록되는 것이에요. 필름 사진처럼.

비트를 만들 때도 컴퓨터의 정확한 박자가 아닌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 수 있는 비트에 초점을 맞추어 작업하고 소리들이 거칠고 투박해도 원초적으로 내버려두곤 해요. 그게 더 강렬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아날로그 필름 사진과 아주 비슷해 보이는데요.

사진 속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곡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세렝게티 3집에 체카체카 라는 곡이 있는데 체카는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로 ’웃어요’라는 뜻이에요. 드럼 치는 맴버사진을 찍었었는데 그 사진을 보고 너무 웃겨서 체카(웃어요) 라는 곡을 만들었어요. 물론 앨범 자켓 안에 그 사진이 들어 있답니다!

이번에 발매될 세렝게티 3집 앨범 커버아트가 호라이즌 사진들로 채워질거라고 하셨는데요, 새로운 앨범 소개와 더불어 앨범 커버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세렝게티의 3집 앨범 Colors of Love는 여러 가지 다양한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입니다. 누군가를 짝사랑해서 고백하려는 남자의 이야기도 담겨있고 자신의 꿈을 사랑하는 소년의 이야기도 담겨 있고, 우리가 잊고 있었던 소중한 무언가를 다시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힘들어 지친 사람에게 위로의 말을 하는 사람도 있고요. 그렇게 사랑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담겨있어요.

자켓 첫 면사진과 속지에 들어간 사진들 모두 호라이즌 사진입니다. 평소에 항상 가방에 가지고 다닌 덕에 이렇게 앨범커버에까지 쓰이게 되었네요. 재미있는 일은 자켓 디자이너분과 상의하다가 꼭 필요한 이미지의 사진이 한 장 필요해서 태어나 처음으로 모델 두 분과 야외 촬영을 했었어요. 더운 날 고생하면서 20롤 넘게 찍고 돌아왔는데 400여장의 사진을 받고 나서 단 한 장도 쓸 수 없었어요.

그런데 사진 중에 모델이 아닌 그냥 지나가던 아이를 찍은 사진이 한 장 찍혀 있었어요. 그리고 그 사진이 앨범에 사용되었고요 다시 한번 알게 되었어요.

우연히 나온 자연스러움을 이길 수 없다.

그리고 자켓 디자인 할 때 안에 들어가는 속지는 사진사이즈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첫 커버사진은 사진을 정해진 앨범 사이즈 때문에 잘라야 하잖아요. 그래서 앨범을 플라스틱 말고 디지팩 (종이로 펼쳐서 보는) 스타일로 바꿨어요. 결국 앨범을 펼쳐 보게 되면 한 장의 넓은 호라이즌 사진을 볼 수 있는 거죠.

좋은 사진이란 어떤 사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멋진 풍경이나 멋진 구도 멋진 색을 담은 사진보다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무언가를 찍은 사진이 좋은 사진이 아닐까요?

필름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이 있다면?

필름은 찍어서 바로 볼 수 없잖아요. 한 롤을 다 찍고 현상이 되어 내 손에 들어오는 순간까지의 설래임. 때로는 절망감

만약 당신이 현존하거나 현존하지 않는 인물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면, 어떤 카메라와 어떤 필름으로 누구를 찍고 싶나요?

가장 좋아하는 예술가 빈센트 반 고흐를 찍고 싶었는데 얼마 전 찍었답니다. 그리고 아프리카 세렝게티 동물들을 다중노출로 한 컷에 모두 담아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어떤 필름 카메라를 즐겨 사용하시나요? 자주 사용하는 로모그래피 카메라가 있다면?

오직 호라이즌 컴팩트.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시대입니다. 로모그래피 독자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기 위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요?

사랑하는 걸 찍으세요.

아니
사랑을 하세요.

현재 진행 중이거나 새로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나요?

jk김동욱씨 그리고 피아노 치는 한서라는 친구와 저, 이렇게 셋이 올 여름 트리오 재즈앨범을 발매할 예정입니다. 팀 이름은 지브라에요.그 앨범 자켓 안에서도 제 호라이즌 사진을 만나실 수 있을 거에요.

로모그래피 갤러리 스토어에서 호라이즌 개인사진전을 여시는데 전시에서 작품료를 책으로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

제 홈페이지에서 ‘유라비 무료책방’이라는 책방을 운영하고 있어요. 6.24일부터 한 달 동안 사진전을 열게 되었는데 사진전에 오셔서 사진이 마음에 들어 구입을 원하시는 분들께 작품료를 돈으로 받기보다는 무료책방에 기증할 책으로 받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책은 헌책이든 새 책이든 상관없고요.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이나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 책들이었으면 해요. 책의 권수는 세 권 이상이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책을 가지고 와서 사진으로 바꾸어가고 그 책들은 다시 무료책방에서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그렇게 우리들을 이어주는 선들이 만들어지기를 바래요.

감사합니다.

온라인숍에서 호라이즌 카메라 구매하기
호라이즌 마이크로사이트

6월 24일 사진전 오픈기념으로 밴드 세렝게티의 어쿠스틱 공연이 준비됩니다. 24일 금요일 8시에 로모그래피 갤러리 스토어로 오셔서 파노라마 사진전과 유정균님을 만나보세요!

2011-06-19 #people #band #music #panorama #horizon #exhibition #lomoamigo #serengeti

9 Comments

  1. nathan79
    nathan79 ·

    사람냄새가 나는 색감의 사진들..너무 따뜻합니다...느낌이 참 좋네요^^

  2. chaemi83
    chaemi83 ·

    어머! 깜짝이야!! 저 안그래도 세렝게티 음악 듣고 정말 궁금했었는데...
    이런곳에서 이렇게 만나니 더 기분이 좋네여~~*^^* 정균님한테 이런 재능이 또 있으신줄은 몰랐어여~~ >>ㅑ~~~~!!! 세렝게티 3집 나온다던데..기대 만땅! 하고있어여~~화이팅이에염~!!

  3. jdjdrums
    jdjdrums ·

    정균님의 피사체가 되어 정말 감개가 무량합니다~앞으로는 정면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4. vanjee
    vanjee ·

    먼곳의 풍경보다는 가까운곳에 있는 사랑하는 대상' 이라는 말이 많이 와 닿네요.
    그런 마음이 세렝게티 3집 엘범에도 가득 담겨있길 기대 합니다!

  5. starry101
    starry101 ·

    예전에도 정균님 사진을 본적이 있었는데.... 그냥 막 찍은 사진 같았는데... 느낌이나 색감이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눈섶강아지랑. 곰피디님이 절묘하게 닮아있네요. ^^ 세렝의 음악처럼. 편안하고 따뜻하고 느낌 좋은 사진인것 같아요. 이제.. 일분 후면 신나는 음악. 세렝게티의 3집이 세상에 나오는 날이군요. 24일 좋은 음악과. 느낌 좋은 사진들 기대하겠습니다.

  6. starry101
    starry101 ·

    그리고...

    다음 사진전은 아프리카 세렝게티에서 얼룩말과 함께 달리고 있는 정균님의 모습 기대할께요~

  7. catgoyang
    catgoyang ·

    세렝게티의 따뜻한 음악만큼이나 따뜻한 사진들 이네요 :) 잘 봤습니다 !!

  8. jiyoung_sung
    jiyoung_sung ·

    파노라마 사진과 진솔함이 느껴지는 인터뷰 내용이 너무 잘 어울리네요. 세렝게티의 공연 정말 기대됩니다!

  9. dhehddms
    dhehddms ·

    잘 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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