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모그래피 레드스케일 네가티브 필름

로모그래피에서만 생산되는 세피아톤 필름 ’레드스케일’을 직접 찍어본 후에 느낀 점을 정리했다. 베타 테스터로써 로모그래피의 제공을 받은 필름이다. 처음엔 이건 로모필름이니 당연히 로모 카메라에 장착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기왕 하는 것이면 좀 더 재미나게 찍어보면 어떨까 하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대표적인 토이카메라이면서 하프 사이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내가 서브카메라로 사용하는 ’골든하프’란 카메라에 이 필름을 장착해서 찍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 이상이었다는 것! 물론 토이카메라였기 때문에, 조잡한 렌즈로 인한 한계나 빛에 대한 둔감성 등으로 맘에 들지 않게 사진이 찍히기도 하였으나, 이 정도면 가끔 사서 찍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필름이라는 것이 내 의견이다.

1. 짱짱한 햇빛에서 진가를 드러내는 독특한 발색력

어느 맑은 날 오후에 찍은 것들이다. 이 사진을 현상해서 보기 전에는, 노란 빛만 감돌면 밋밋하고 재미없겠다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것은 기우였다. 노란 빛을 띠지만 각각의 색깔이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흑백 사진에서 채도가 사라진 자리에 더 섬세한 명도가 자리잡아 매력이 발산되듯이, 레드스케일을 사용한 사진에선 세피아 톤에서 나름 생생하게 살아있는 특유의 색감을 엿볼 수 있다. 흑백 필름은 흑백 필름 나름의 방법으로 현상해야 하지만, 이 필름은 일반 네거티브 필름처럼 현상해도 된다는 편리성이 차이라면 차이랄까.

2. 똑같이 짱짱한 햇빛을 받았지만 다른 느낌이

이 날도 나름 햇빛이 쨍한 날이었지만 사진은 좀 더 어둡게 찍혔다. 이 것도 나름 느낌있어 마음에 들지만, 한편으론 위 사진하고 다른 것이 신기하면서 의아하기도 하다. 로모카메라의 특징 중 하나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아무 생각없이 찍은 스냅 사진이 두고두고 베스트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공들여 찍었지만 막상 현상해보니 마음에 안 드는 경우도 있다. 로모그래피에선 카메라 뿐 아니라 필름도 그런건가 싶기도 했다. 예측 불가능한, 그래서 더 유저로 하여금 기대하게 만드는 아날로그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면모다.

3. 실내에서 플래시를 사용해 찍어본 사진들

왼쪽은 기차 안에서, 오른 쪽은 내 기숙사 방에서 찍은 사진.
일단 오른쪽 사진에 노이즈가 좀 보이는데 이 이야기 먼저 해야겠다. 한 롤을 현상해보니 몇몇 사진에서 이게 보였는데, 이 필름의 미세한 기술적 한계같은건가 싶다. 나는 보통 최저가의 필름을 애용하는데, 싼 필름을 사용하다 아주 가끔 비싼 필름을 구해 사용하면 뭔가 달라도 다르다. 이 필름에서 나타나는 이런 노이즈, 싼 필름에는 보이고 비싼 필름에는 보완되는 그런 작은 디테일같은건가 싶다.
토이카메라는 실내에선 촬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빛에 둔감하다. 그래서 이렇게 플래시를 사용해 찍어보았는데, 기대이상이다. 플래시가 필요없는 lc-a+를 주로 쓰는 내게 아직은 플래시가 어색해서 더 좋은 사진을 만들어내지 못했을수도 있다. 일단 좀 더 플래시와 친해진 후에 다시 예쁘게 찍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4. 뭉개진(?) 사진들, 실험정신이 살아있다는 면에선 맘에 들지만..

이렇게 새까맣게 나와버린 사진이 몇 보였다. 여기에는 제일 심한 케이스(왼쪽)와 제일 덜 뭉개진 케이스(오른쪽)를 함께 위에 실어두었다. 일반 컬러 네거티브 필름을 찍을 땐 이렇게까지 뭉개져본 적이 없으므로, 필름이 원인이라는 것이 내 판단이다. 이 사진들, 물론 무보정이다. 필름을 오랫동안 사용해온 내겐 이런 사진도 나름대로 느낌있는데, 필름사진을 좋아하지 않는 일반 사람들이 이 사진들을 본다면 열이면 열 모두 실패작이라고 평할 것 같다.

written by piano_girl on 2010-09-27 #gear #35mm #review #redscale #100is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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