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모키노 : 사진작가 정아씨가 담아내는 영화 같은 순간들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찍는 이와 담기는 이, 그리고 사진을 보는 이에게 모두 행복을 전달하고 싶어 하는 사진작가 정아씨를 만나보았습니다.

다양한 카메라를 좋아하는 정아씨는 햇빛이 좋은 밝은 날에 LomoKino 를 꺼내 든다고 하는데요. 로모키노 와 정아씨의 시선이 만나 한편의 영화 같은 사진들이 탄생했습니다.

로모그래피 매거진 독자 여러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필름 사진을 즐겨 찍는 아마추어 사진가 정아씨라고 합니다. SNS를 통해 주로 활동을 하고 있고, 여행이나 음악 에세이에도 참여하며 사진 작업을 하고 있어요.

‘정아씨’라는 활동명과 ‘씨앗’이라는 사진 모델분들의 애칭이 흥미로워요!

‘정아씨’라는 활동명은, ‘정아’가 ‘see : 본다’를 결합하여 만들어졌어요.
애칭 ‘씨앗'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자면, 제가 키우고 있는 장모 치와와 강아지의 동그랗고 새까만 두 눈과 코를 보며 씨앗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확대되어서 주변인에게도 ‘씨앗’이라는 호칭을 붙이게 됐죠. 어감도 재밌고 그렇게 부르면 그 사람이 더 보드랍고 귀엽고 둥글둥글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은 것 같아요. 저의 커뮤니티 안에서는 ‘~씨앗’이라는 호칭이 ‘~씨’를 대체하고 있는 셈이에요.

사진은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고등학교 때 반을 위해 열정과 애정을 쏟아 주신 담임선생님께 특별한 감사 선물을 드리고 싶어, 친구에게 필름 카메라를 빌리고 흑백 필름 사진을 촬영했어요. 그리고는 체육 시간, 자습 시간, 간식 시간 등 반 친구들 모두가 생활하는 소소한 모습들을 모두 담아, 영화 ‘중경삼림’ 포스터처럼 사진을 손으로 찢어 붙여 만든 커다란 사진 액자를 선물했어요. 그때부터 ‘사진’이 찍는 사람, 찍히는 사람, 그 사진을 받는 사람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매개체라는 걸 느꼈고, 대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카메라와 함께 했던 것 같아요.

정아씨님께서 사용하고 계신 카메라를 소개해주세요.

가장 자주 사용하는 카메라는 FM2이며, 빨리 포착해야 할 상황을 대비해서 여행 시에 서브로 갖고 다니는 카메라는 Contax T3이나 Lomo LC-A예요. 해상력은 좋지 않으나 아득한 느낌이 좋아서 Pentax 80-205 mm 망원렌즈를 Pentax MX 와 같이 쓰고 있어요. 웨이스트 레벨 뷰파인더로 내려다보며 중형 카메라로 찍는 느낌도 좋아해서 Mamiya 645 1000s 와 Rolleimagic 도 보유하고 있어요. 그 외에 안정적으로 잘 찍어야 할 필요가 있는 날에는 캐논 EOS 5 와 EOS 6D를 사용해요.

로모키노 카메라를 처음 사용했던 당시에는 이 카메라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첫 롤을 망치고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었어요. 그러다 작년 오키나와 여행 때 로모키노 를 가져가 사진을 찍었는데, 제가 의도했던 느낌 그대로를 재현해줘서 그 이후로는 빛이 아주 좋은 날 자주 들고 나가는 카메라가 되었어요.

정아씨님이 뷰파인더로 바라보는 시선은 정말 세심하고 남다른 것 같아요. 사진을 찍을 때 주로 어떤 것을 먼저 생각하나요?

‘예쁘게’ 찍고 싶다고 항상 생각해요. 원래부터 예쁜 것이든, 예쁘지 않은 것이든, 뷰파인더에 그것이 최대한 예쁜 모습으로 포착될 때 셔터를 누르고 싶어요. 그 예쁨에 대한 기준은 객관적인 것이 아니고, 또 객관적일 수도 없는 것이기에 항상 그 순간에 제가 판단한 피사체의 ‘예쁜’ 순간을 담고자 해요.

책의 사진 작가로도 활동을 하셨는데, 책을 위한 사진 촬영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는지 소개해주세요!

작가님의 글을 읽고 나서 그에 어울리는 사진들을 선택하는게 일반적인 과정이에요.
첫 작업이었던 『소울 트립』은 작가님과 함께 여행을 하면서 완성한 작품이라 글과 사진의 밀착도가 더 높고 개인적으로 애정도 많이 가는 작품이랍니다.

정아씨님이 생각하는 로모키노 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필름 카메라 유저들은 대개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을 분명하고 정확하게 담고 싶기 보다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의 공기와 그 때의 내 마음을 더 담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더 큰 렌즈를 가진 카메라 보다 로모키노 의 렌즈가 내 마음을 더 잘 알고 표현해주는 느낌이예요.

포맷에서 오는 매력도 있어요. 아이폰의 라이브 포토 기능을 보면 셔터를 누르는 전후 1.5초 정도의 시간이 담겨서 좀 더 자연스러운 피사체의 반응들을 담을 수 있잖아요. 로모키노 는 그 기능을 평면으로 펼쳐서 볼 수 있는 포맷인 것 같아요. 한 장 한 장 따로 봐도 간이 파노라마 같아서 카메라의 이름처럼 영화 스틸컷 같은 느낌도 받아요.

마지막으로 나에게 ‘사진은 OOO이다’라고 정의를 한다면, 어떻게 정의하시겠어요?

저에게 카메라 그리고 사진은 나를 작동시키는 스위치예요. 카메라가 없었다면 전 아마 전형적인 ‘Couch Potato’였을 거 거든요. 전형적인 집순이인 제가, 종종 자발적으로 외출을 하고 여행을 가는 이유는 카메라를 들고 나가서 뷰파인더를 통해 만나게 될 풍경에 대한 설렘과 기대 덕이죠.


사진작가 정아씨가 보는 시선이 궁금하시다면 인스타그램 @jeonga.see 과 그녀가 작업에 참여한 도서 『London Voice, 이상은 저』, 『소울 트립, 장연정 저』, 『밤과 노래, 장연정 저』를 통해 더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정아씨님과, 관심 있게 읽어주신 로모그래피 코리아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사진을 공유하고 싶으시다면, 여러분의 순간을 커뮤니티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환영합니다!

written by soyoung_park on 2018-11-21 #people #korea #analogue #lomokino #filmloverkr #film-lover #userreviewkr #jeonga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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