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앤틱을 만나다, 창경궁 대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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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틱(antique)에 대해 모 백과사전은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시대에 뒤떨어진 이란 뜻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보통은 옛날의, 고대의, 고풍이라는 뜻의 형용사로 쓰인다. 또는 고대 미술, 고물, 골동품이란 뜻의 명사. (중략) 일반적으로는 고물취미의 의미로써 옛날 좋았던 시대, 즉 기계적 양산에 상대되는 손작업 시대 유물에의 동경으로 각광받았다.” 오래된 느낌이 나면서 그 나름의 멋을 가지고 있는 것. 하지만 유물의 단계까지는 넘어가지 않는. 아날로그를 좋아하고, 스팀펑크 따위에 열광하는 취향을 가진 사람은 이런 해묵고 스타일리쉬한 것들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서울에도 오래된 고궁과 멋없는 현대건물 사이의 수 백년 간극을 메우며 앤틱한 멋을 간직한 곳이 있으니, 지금 소개하는 창경궁 대온실이다.

크레딧: songdiamond

창경궁의 가장 깊숙한 곳이 있는 목재와 철재, 그리고 유리로 지어진 순백의 이 대온실은 일제 강점기인 1909년 일제에 의해 지어졌다. 당시로서는 동양 최대의 규모로, 프랑스의 건설회사에 의해 완공이 되었다고 한다. 고궁 속에 홀로 자리한 서양식 건축물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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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창경궁을 찾아오고도 대온실의 존재를 몰라 그냥 가는 경우가 많다. 대온실은 창경궁내에 있는 공간 중 가장 넓은 곳이라 할 수 있는 명전전 뜰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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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온실로 향하기 전에 궁의 곳곳을 살펴보자. 오래된 멋을 흠뻑 머금은 곳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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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전전에서 난 길을 따라 대온실로 걷다 보면 커다란 연못을 만나게 되는데, 잉어들이 노는 춘당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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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당지를 지나면 비밀의 화원처럼 대온실이 고개를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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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과 확연히 구분되는 온통 하얀색의 건물.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멋스러운 디테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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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광창을 여닫는 장치도 모두 기계식으로 오래된 건물의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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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대온실을 구성하는 주 재료인 석재와 목재, 그리고 유리의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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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 안의 작은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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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근대식 건축물의 멋에 반해서 한참을 그 안에서 있었다. 나오면서 찍은 위 사진의 문양이 혹시 일제의 잔재는 아닐까 했는데, 다행히도 조선황실을 상징하는 오얏 문양이라고 한다.

원래 이 건물은 일제가 창덕궁에 거처하는 순종을 위로한다는 명목하에 창덕궁과 인접한 창경궁 안에 동물원과 함께 지어진 것인데, 당시 궁궐의 지위를 가지고 있던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개명시키면서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일종의 놀이 공원으로 그 격을 떨어트린 아픈 역사가 있다. 이런 배경을 알고 다시 한번 바라보면 그 시린 역사가 보이는 듯해 보이는 순백의 아름다운 건물, 창경궁 대온실. 여러 번 찾아와서 감상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written by songdiamond on 2011-06-18 in #world #locations # #daeonsil #botanical # #palace #garden # #changgyeong

2 Comments

  1. payeeri
    payeeri ·

    거의 매번 트위터로 온라인 매거진을 받아서 읽고 난 뒤 창을 곧바로 닫아버리기 일쑤였는데, 이 글은 추천하고 싶어서 로그인하게끔 만드는 글이네요 :D 글 잘 읽었습니다. 창경궁 뒤쪽에 이런 온실이 있었는줄은 미처 몰랐어요!

  2. songdiamond
    songdiamond ·

    ㄴ 아코~ 감사! 여기 정말 좋아요!! 꼭 한번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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